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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통신] Reasons to Believe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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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작성일16-04-28 21:40 조회5,4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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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B (Reasons to Believe) 방문기

송인규 소장 - 한국교회탐구센터 

 

나는 지난 6월 12일(금)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미국 여행은 거의 10년만이다(장인의 장례식 참석 때문에2007년 일주일 정도 방문한 것을 제외하면). 

 

이번 방문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교회탐구센터의 <과학과 신앙> ministry에 대한 영감 얻기 및 구상이 그것이다. 둘째, 7월 20일부터 열흘 간 Mexico City에서 열리는 IFES 세계 총회 참석이 또 한 가지 목적이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나의 마음은 온통 첫 번째에 쏠려 있다.

 

<과학과 신앙> ministry를 위하여

<과학과 신앙> ministry를 펼치기 위해서 나는 몇 가지 준비 과정을 생각했다.

1. Reasons to Believe 단체의 방문

2. Biola University에서의 Science & Religion 코스 여름 학기 한 과목 청강

 

그런데 두 번째 사항은 중도에 좌절되었다. M. A. 과정에 입학하지 않으면 청강 같은 것은 허락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그 대신 RTB에서 제공하는 on-line course “Astronomy & Design” (5주간)을 신청해서 듣고 있다(별로 열심히는 아니지만).

 

역시 초점은 첫째 사항인 RTB 방문에 두고 있었다. 나는 약 10여년 전에 천문학자인 Hugh Ross의 책(당시에는 미국 NavPress에서 출간됨)을 접했고, 또 RTB에 대해서도 희미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 막상 한국에서 <과학과 신앙> ministry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체가 RTB였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RTB가 신학적 입장에서 복음주의적일 뿐만 아니라 창조-진화 이슈에 있어서 중도적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RTB 현관에서(필자)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건물 현관에 우리 부부와 또 다른 방문자의 이름이 적혀 있다  

 

 

창조-진화 관련 복음주의 내 세 가지 입장

지금 전 세계적 상황을 살펴볼 때 복음주의 신학계는 창조-진화 이슈에 있어서 세 가지 입장이 뒤섞여 있다.

 

(i) 즉각적 창조론(instantaneous creationism)

(ii) 점진적 창조론(progressive creationism)

(iii) 유신 진화론(theistic evolutionism)

 

(i)은 보통 젊은 지구론(young earth creationism)으로 알려져 있고 동시에 과학적 창조론(scientific creationism)이라고도 불린다. 우리 나라에서는 대표적으로 <창조과학회>가 이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Creation Research Society (CRS), Institute for Creation Research (ICR) [Henry Morris가 1972년에 설립], Answers in Genesis (AiG) [Ken Ham], Geoscience Research Institute (GRI) [SDA 소속] 등의 단체들이 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ii)는 지질학적으로 말하자면 오랜 지구론(old earth creationism)에 해당하는 입장이다.

(iii)은 진화론과 기독 신앙의 통합이 가능하다고 보는 입장으로서 어떤 이들은 이 입장에 대해 진화론적 창조론(evolutionary creationism)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영국의 경우에는 Denise Alexander(1945~ ), Alister McGrath(1953~ ), John Polkinghorne(1930~ ) 등이 연관된 Faraday Institute for Science and Religion이 대표적인 조직이고,  Science and Christian Belief 라는 정기 간행물을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American Scientific Affiliation(ASA)이라는 학회가 대표적이고 [물론 ASA에는 (ii)의 입장을 견지하는 이들도 가입되어 있다], 이 학회의 기관지로서 Perspectives on Science and Christian Faith가 있다. 그런데 2006년부터는 게놈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였던 Francis Collins(1950~ )가 BioLogos Foundation을 세워서 이 입장의 활발한 토론장이 되게 만들었다.

 

RTB의 독특한 위치

그런데 (i)과 (iii)에 비해 (ii)에 해당하는 단체나 모임은 상당히 적다. RTB는 그런 면에서 독특하다고 할 수 있다. RTB는 (i)처럼 “유신 진화론”에 맞서는 입장이지만, (i)과 달리 ① 창세기 1장의 “날”을 긴 시대로 이해하고 ② 노아의 홍수가 전(全) 지구적인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RTB는 때로 (i) 입장의 지도자들로부터 차가운 눈총을 받기도 하고 (iii)입장의 그리스도인들에 대해서 견해의 차이를 밝히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실제로 RTB를 찾아가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단체의 분위기와 사역적 특징을 살피고 싶었다. 그런 바람이 이번에 이루어진 것이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소박한 점심 식사 

 

정말 긴 점심 시간

나는 6월 22일(월) 10시 45분에 약속대로 RTB 사역 본부를 찾았다. 건물의 현관에 들어서니 우리 부부의 이름이 그날 사무실을 찾은 또 다른 부부 ― 남아프리카의 어느 대학에서 고생물학 박사 과정을 이수한다는 부인과 그 남편 ― 의 이름과 함께 안내판에 적혀 있었다.

 

우리를 맞은 연구원은 Dr. Zeff Zweerink로서 40대 중반의 천체 물리학자로서 RTB 내에서 여러 가지 책임을 맡고 있었다. 그는 약 20년 전 Iowa State University에서 Hugh Ross의 강연을 듣고 과학과 신앙의 통합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매력을 느껴 학위 취득 후 이곳에서 사역하게 되었다고 한다. Zeff는 RTB 내의 여러 부서와 사람들을 소개한 후 우리를 식당으로 사용되는 아늑한 방으로 데려갔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Dr. Zweerink 사무실 앞

 

케밥과 마실 것으로 구성된 단출한 메뉴의 점심을 나누면서 방에 모인 12~13명의 사람들은 이날 사무실을 찾은 우리 두 부부의 소개에 귀를 기울였다. 남아프리카에서 온 부부가 말문을 연 후 나도 이곳을 찾은 목적에 대해 간략히 소개했다. 그리고 나서 거의 1시간 30분 가량 사람들은 박사 과정 중인 부인의 관심 분야에 대해 끊임 없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내가 듣기에 꽤 전문적인 내용이라 정확히 파악하기가 힘들었지만, 대체로 인간의 조상 문제와 관련한 여러 가지 주제들 ― hominin, Lucy, Australopitheus, 진화, morphology 등등 ― 이 대화와 논의의 초점인 것으로 생각되었다. 중간에 잠간 과학과 신앙 관련 한국 교회의 실상을 이야기했지만 대화는 곧 원래의 주제로 되돌아갔다. 과연 과학자들이 주축이 된 단체답다 싶었다. 그러다 보니 거의 2시가 다 되었다. 세상에 이렇게 긴 점심 시간도 다 있구나!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강의 등을 녹화하는 스튜디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conference room 

 

 

RTB와의 공조 모색

그리고 나서 긴 오후 시간은 Zeff와 우리 부부만의 대화로 이루어졌다. 나는 모임을 갖기 전에 이미 Zeff에게 2 페이지 정도의 문건을 보내 놓았다. 첫 페이지에는 한국교회탐구센터 (및 IVF) 소개, 우리가 <과학과 신앙> ministry를 시작하려는 이유, 우리의 계획 [좋은 책의 번역, study group의 활성화, 창조/진화에 대한 강좌 개설, 무크 지 발간]이 적혀 있었다. 뒷장에는 RTB의 발전 과정, RTB와 다른 단체[Discovery Institute, ICR, ASA 등]와의 차이점, RTB 발간의 정기 간행물 등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우리에게 제안하고 싶은 바가 있으면 그것이 무엇인지 알려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Dr. Zweerink 사무실에서 대화

 

 

Zeff와의 대화를 통해 RTB에 대해 새로이 알게 된 바가 있었다.

  • RTB는 네 명의 전문가(천문학자 1명, 천체 물리학자 1명, 생화학자 1명, 신학자 1명)를 주축으로 하고 모두 35명의 전임 사역자로 구성되어 있다.
  • RTB는 친(親)과학적(pro-scientific) 태도 ― 과학은 궁극적으로 기독 신앙과 모순을 일으키지 않고, 오히려 신앙을 촉진하는 중요한 방편이 된다는 것 ―를 특징으로 한다.
  • 비록 RTB가 과학과 신앙의 통합에 치중하지만 최종 목표는 변증과 전도에 있다고 한다.
  • RTB는 자신과 입장이 다른 복음주의자들과 평화적 관계(irenic attitude)를 유지하고자 한다[여기에서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 7:12)는 황금률을 중시한다].

 

또 앞으로 한국에서의 사역이 발전함에 따라 혹시 가능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협조 사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 on-line 교육에 대해 자문을 받는 일.
  • RTB의 교육 자료(책자, DVD 등)를 번역하는 일.
  • 과학과 신앙 분야 훈련의 일환으로 몇 명이 RTB를 방문해 집중 훈련을 받는 일.

 

대화를 끝내고 몇 권의 책을 구입한 후 건물을 나오니 거의 5시가 가까이 되었다. 매우 유익한 오후 나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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